우리주변의 삶의 이야기
휴먼다큐 사노라면
423회
업체명: 유기농 러브팜
뒤바뀐 가장, 대장부 아내와 딸기밭 일꾼 남편
전북 순창 적성면에서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유기농 딸기 농사를 짓는 부부
34년간 달콤한 딸기를 재배하며 살아온 부부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좋아하는 유치원 교사 출신의
아내는 귀농이 꿈이었던 남편과 결혼하면서 직업을 포기
순창에 내려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아이들 대신
딸기를 키우고 보듬으며 살아온 아내.
아버지는 물론 할아버지까지 대대로 농사를 지어왔던 남편에게
아내의 일솜씨는 늘 성에 차지 않는다.
돼지감자를 캐러 가자며 일 장갑 대신 당당하게 고무장갑을 끼는 아내를 보면,
나오는 건 명치부터 올라오는 깊은 한숨뿐
때문에 딸기는 물론, 블루베리와 아로니아, 꾸지뽕, 돼지감자까지.
남편의 손이 닿지 않으면 싹을 틔울 수 있는 작물은 하나도 없다.
게다가 하우스 보수부터 노지 작업까지 하다 보면 남편의 하루는 42시간을 줘도 모자란데,
동네방네에 ‘일은 내가 다 한다’며 투덜거리는
아내의 모습에 남편은 오늘도 뒷목을 잡는다.
구두쇠. 짠돌이. 아내가 지어준 젊은 시절 남편의 별명
5만 원을 달라면 3만 원을 주고, 10만 원을 달라면 5만 원을 건네던 남편.
유독 공부를 좋아하던 둘째 아들을 위해 책 한 권 사달라고 했다가
남편에게 호되게 혼났던 기억은 아직도 아내의 마음속 한구석에 남아 있다.
돈을 쓰는 데 인색한 남편 때문에 아이들 교육비 마련도 쉽지 않자,
아내는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판로를 개척
스스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전자상거래를 시작하면서 판매 기록 전국 3위를 달성한 아내.
남편에게 손 벌리지 않아도 될만큼 수익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집안의 가장이 뒤바뀌게 됐다.
본인이 직접 번 돈으로 남편에게 첫 용돈을 주던 순간은 아내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짜릿한 기억
선머슴. 사내대장부. 남편이 바라본 아내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