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사노라면 728회
황소고집 한지장을 누가 말려
강원도의 마지막 한지장
1년 열두 달,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강원도 원주의 한지 공방
강원도 무형문화재이자, 강원도의 마지막 한지장의 일터
할아버지 대부터 전통 한지를 만들기 시작해 지금은 아내와 처제, 딸, 사위까지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산에서 닥나무를 베어와 8시간 찌고, 손으로 일일이 껍질을 벗겨 그늘에 말린 뒤, 다시 물에 불려 청태를 긁어내 잿물에 삶아 표백하고,
방망이로 두드려 만든 닥섬유를 식물의 뿌리를 으깨 만든 닥풀과 섞고, 대나무 발로 종이를 떠서 하룻밤 새 물을 뺀 뒤, 말리는 등
전통한지 한 장을 얻으려면 수고가 말도 못하다
아흔아홉 번 손이 가야 백 번째에 종이를 쓸 수 있다 해 백지라고도 불리는 전통 한지
선친의 노고를 보고 자란 주인공은 안 되겠다 싶어, 젊은 날, 전기기술을 배워 사우디아라비아로 도망을 쳤다
하지만, 그 사이 부친이 병환으로 돌아가시며 남긴 가업을 이어 달라는 유언 탓에 한지 일에 뛰어들었다
뒤늦게 가업을 이은 만큼, 한지 제작에 더 엄격하고도 까다로운 주인공
옹고집 남편 탓에 일복 터진 아내
결혼 전에는 남편의 옹고집을 눈치 채지 못했다는 아내
서글서글한 인상에 매너 좋고, 한지 ’공장을 한다고 하니 밥 굶을 걱정은 없겠다 싶어 결혼했다
남편은 동기간 사랑 끔찍한 6남매 장남
일주일에 한 번은 동생들을 불러 모아 밥을 해 먹이는 게 삶의 낙인 사람이었다
한지 공방은 새벽 3시면 일을 시작해 다시 달이 차오를 때까지 끝날 줄을 몰랐다
매일같이 십여 명의 인부들 밥하랴, 한지 일하랴. 아내는 한창 바쁘던 시절엔 아침이 오지 않기를 수없이 바랐단다
빙판으로 변한 공방! 가족 대 한지장의 신경전
주인공네 가족들은 황지를 뜨고 있다
황지는 오직 국산 닥나무와 천연 재료만 사용해 제작하는, 만들기도 구하기도 쉽지 않은 귀한 종이다
대나무 발을 좌우로 힘차게 흔들어 질기고 튼튼한 섬유 결을 만드는 게 핵심
종이 한 장 당 3만5천원이 넘는 까닭에 종이 말리기 담당인 딸과 아내는 이때만 되면 적잖이 긴장한다
그런데, 연이은 한파로 인해 안 그래도 낡은 공방의 업무 환경이 더 나빠지자 가족의 불만이 쏟아진다
천장과 벽의 허술한 틈새에서 황소바람이 새어들고, 바닥과 종이 뜨는 수조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사위는 빙판이 된 공방에서 발을 헛디뎌 허리까지 다친 상황
40년 전 돈사를 개축해 만들었다는 공방이니 열악한 것도 당연하다
사실, 가족에게는 시에서 내준 쾌적한 건 물론, 규모까지 큰 한지공방이 따로 있다
가족들이야 당장에라도 옮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응열 씨의 고집 탓에 여태 낡은 공방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노라면 728회 황소고집 한지장을 누가 말려
2026. 2. 18. 20:04
반응형
반응형